휘발유값 1년 새 34% 치솟아…시장 예상치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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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을 웃돈 데 이어 Fed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에너지와 운송비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하락했고,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으로 향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 급등에 미국 CPI 3.7%…근원물가도 예상 웃돌아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8월 상승률인 3.4%보다 0.3%포인트 높아졌으며, 시장 전망치 3.6%도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6%로 8월의 0.4%에서 확대돼 최근 5개월 사이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항목은 에너지였다. 9월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5.2% 올랐고, 휘발유 지수는 9.1% 급등했다. 휘발유 가격 상승분은 전체 CPI의 월간 상승 폭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에너지 지수는 20.4%, 휘발유 지수는 34.2% 상승했다. 주거비도 전월 대비 0.4% 올랐으며, 식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보합을 나타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8월의 2.4%보다 높아졌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8월과 같았다. 물가 상승이 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거비와 항공료, 의료서비스, 의류 등 일부 품목으로도 이어지면서 물가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ed 베이지북에서도 비용 상승 압력…기업의 가격 전가 움직임
같은 날 공개된 Fed 베이지북에서도 비용 상승 압력이 확인됐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기업과 업계 관계자 등을 통해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연료비와 관세, 원자재 가격 등이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상승한 비용을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은 운송과 물류를 거쳐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운송업체의 연료 할증료와 운임이 오르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비용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일부 제조업체는 원자재와 관세 부담을 판매가격에 반영했지만,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큰 업종에서는 비용 상승분을 모두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도 이어졌다.
물가 압력과 달리 경제활동과 소비가 일제히 강해진 것은 아니었다. 베이지북은 지역별로 경제 상황이 엇갈리는 가운데 소비지출이 부진하거나 정체된 곳도 있었으며,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신중하게 진행하는 흐름도 전했다. 일부 기업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인력 수요를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긴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기 둔화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가 충격에 뉴욕증시 하락…AI 기업 부채 우려도 부담
예상보다 높은 CPI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14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9% 하락한 5만1621.48, S&P500지수는 1.11% 내린 7718.94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88% 떨어진 2만6692.87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으로 금리가 높게 유지되거나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시장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AI 산업을 둘러싼 자금 조달 우려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는 14일 주가가 15.46% 급락했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차입 부담이 부각된 가운데, 회사가 발행한 일부 채권의 수익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커졌다. AI 투자 확대가 성장 기회인 동시에 막대한 자금 조달 비용과 부채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10월 FOMC 앞두고 금리 향방 주목…물가와 고용이 변수
이번 물가 지표는 Fed의 향후 금리 경로를 둘러싼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도는 상황에서 에너지와 운송비 상승이 다른 상품·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면 추가 긴축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소비와 고용이 둔화할 경우 금리 인상이 경기와 기업 활동에 미칠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10월 27~28일 열리는 FOMC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CPI 발표 전후 금리 전망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했으며, 단일 지표만으로 연준의 결정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향후 에너지 가격과 고용, 소비, 추가 물가 지표가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9월 물가 지표와 베이지북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실제 금리 결정은 물가뿐 아니라 고용과 경제활동 전반을 종합해 이뤄지는 만큼, 연준이 추가 인상에 나설지 여부는 향후 경제지표와 정책 당국의 판단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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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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