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UDT) 소속 폭발물처리반(EOD)을 비롯한 군 전력을 파견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 전력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해외파병 문제로만 바라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UDT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국가가 일반적인 군사작전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위험 임무가 발생할 때마다 특수훈련을 받은 UDT 요원들이 그 현장에 투입돼 왔기 때문이다.
1950~60년대 북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침투·정찰·첩보수집 및 특수공작에서부터 현대의 대테러·폭발물처리·해외 해상안보 임무에 이르기까지 UDT 요원들의 특수작전의 형태와 장비는 더욱 확대되고 발전해왔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국가가 요구하는 고위험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전 요원’**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또 하나의 질문이 제기된다.
국가는 위험한 임무가 발생할 때마다 UDT를 필요로 해왔다면, 과거 국가의 명령에 따라 위험을 감수했던 UDT 요원들의 희생과 공적 역시 그에 합당하게 평가하고 있는가.
■ “호르무즈 파병 구체적 준비”…P-8·UDT EOD·군수지원함 거론
SBS는 4일 국방부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우리 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전력을 파견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거론된 전력은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해군 군수지원함, 해군 특수전전단 소속 UDT요원들로 구성된 폭발물처리반(EOD)**이다.
실제 파견이 이뤄진다면 P-8은 해협 주변의 수상함과 잠수함 등 위협세력을 감시하고, UDT/EOD는 외국 해군과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이 예상되고 있다.
군수지원함은 이들 전력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작전인 만큼 병력과 장비만 준비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P-8과 군수지원함이 중동까지 이동하기 위한 해외 기항지와 현지 작전 중 군수지원을 받을 공항·항구가 필요하다.
SBS는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관련 국가들과 기항지 및 작전기지 문제도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UDT 호르무즈 파병 확정’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SBS 보도에 따르면 실제 파병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회의와 국회 동의 등 절차가 남아 있고 대통령실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UDT/EOD를 포함한 해군 전력의 호르무즈 파병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 왜 하필 UDT인가…호르무즈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 중 하나 ‘폭발물 처리’
호르무즈 해협에서 UDT 소속 EOD가 거론된다는 사실은 의미가 작지 않다.
해중에서의 폭발물처리는 말 그대로 시야 및 행동이 제한되고, 불특정 위협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수중환경에서 폭발 위험이 있는 물체를 탐지하고 식별해 안전하게 처리하는 고도의 전문 임무다.
특히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기뢰와 각종 폭발물은 일반적인 해상경계와는 다른 전문적인 대응능력을 요구한다.
실제로 지난 6월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군 자산을 파견할지를 검토하면서 현지 위협 수준과 전력 전개 가능성, 작전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기뢰가 존재할 수 있는 현지 위험성이 주요 고려사항으로 거론됐다.
호르무즈는 단순히 먼바다의 좁은 해협이 아니다.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에너지가 세계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해상교통로인 동시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선박과 선원의 안전이 직접 위협받을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다.
따라서 이곳에서의 임무는 항행의 자유라는 국제적 가치와 대한민국 선박·국민 보호, 동맹과 국제공조, 장병 안전이라는 여러 이해관계가 동시에 얽힌 국가안보 사안이다.
■ 2020년에도 호르무즈로 향했던 한국 해군
우리 해군과 호르무즈의 인연이 이번이 처음인 것도 아니다.
2020년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 정부는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에 직접 참여하는 대신 청해부대 작전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독자 파견을 결정한 전례가 있다.
당시 청해부대 31진으로 왕건함이 투입됐다.
현재 아덴만에서는 2009년부터 청해부대가 활동하고 있고, 청해부대에는 ‘검문검색대’로 불리는 UDT/SEAL 특수요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에 보도된 방안은 기존 청해부대의 단순한 작전구역 확대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P-8 해상초계기와 UDT 소속 EOD, 군수지원함이라는 별도의 전력조합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호르무즈에서 예상되는 임무가 단순한 상선 호송에 그치지 않고 해상감시·폭발물 대응·연합작전·군수지원이 결합된 형태로 검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70여 년 전부터 국가는 UDT에 가장 위험한 임무를 맡겼다
이번 호르무즈 파병 논의를 바라보면서 TJ뉴스가 주목하는 것은 대한민국 UDT의 역사적 연속성이다.
법학 논문인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및 보상대상자 선정에 관한 연구-해군 특수임무수행자를 중심으로-」에서는 비밀해제된 해군 자료와 군 기록, 관련자 증언 등을 토대로 초기 UDT의 창설 목적과 실제 임무를 분석하고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대한민국 해군 UDT는 ‘수중파괴대’라는 영문의 직역 번역과 같이 단순히 수중에서 폭파임무만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
한국전쟁 당시 참전하여 특수임무를 수행하였던 미해군 UDT와 동일한 해상특수작전 요원을 양성하기 위해 미해군 UDT의 조직을 모태로 대한민국 UDT는 해군정보국의 기획으로 ‘북한 지역에 대한 요인암살 및 첩보수집’을 목적으로 창설되었으며, 이후 북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침투, 첩보수집, 특수정찰, 사보타주 등 고위험 특수임무 수행을 위한 요원 양성과 북파공작 특수임무 수행체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특히 연구에서는 UDT의 B-6 교육과정을 북한지역 침투와 정찰·정보수집·특수공작을 수행하기 위한 실전형 교육체계로 분석하고 있다.
■ “UDT가 실제 무엇을 했는가를 봐야 한다”
이 연구가 제기하는 핵심 문제 가운데 하나는 군인의 공적을 평가할 때 소속 부대의 명칭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임무에 투입됐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1970년까지 실제 북파공작 대북 특수임무를 수행하던 당시 UDT 교육대에서 B-6과정을 이수한 UDT요원들은 UDT부대에 소속되거나, 해상정찰대 등에 파견 또는 전속돼 북한 지역 침투와 정보수집 등 고위험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1960년부터 본격적으로 UDT 요원들이 해상정찰대로 파견 및 전속됐으며, 국가의 필요에 따라 중앙정보부의 지휘 아래 UDT 1기(1955년)부터 16기(1970년)까지의 요원들이 UDT B-6 교육을 기반으로 북한 지역에서 고위험 특수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연구됐다.










관련 증언 가운데는 UDT 8기 출신 인원이 15차례 대북 특수임무를 수행했다는 내용을 비롯하여 다수의 UDT 요원들이 북한지역에 침투하여 특수임무를 수행하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연구는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당시 특수임무 수행체계의 본질을 단순한 부대 명칭에서 찾기보다 UDT 교육과 군사특기, 부여된 임무, 실제 북한 지역 작전투입 여부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오늘날 호르무즈 파병 논의와도 묘한 대비를 이룬다.
70여 년 전부터 국가는 고도로 훈련된 UDT 요원들에게 국가 차원의 고위험 특수임무를 요구했고, 2026년 현재에도 국제적인 해상안보 위기가 발생하자 다시 UDT의 전문능력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 UDT에서 UDU로 이어진 교육·인적 연속성도 연구
해당 연구에서는 1971년 UDU 교육대가 창설되는 과정에서도 기존 UDT의 교육과 인적 기반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연구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UDT 교육대가 특수임무 요원을 양성하는 기능을 수행했으며, 1971년 UDU 교육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UDT 교관 요원들이 전속되어 UDT와 동일한 B-6 교육을 실시하여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1950년대부터 1970년까지 실제 특수임무 수행체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UDT와 1971년 창설된 UDU 교육대를 완전히 단절된 별개의 역사로 보는 것은 실제 인적·교육적·임무적 연속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 연구의 문제의식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단순히 ‘과거 UDT 요원들이 북한 지역에 침투하여 특수임무를 수행했다’는 식의 부대 자긍심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실제로 UDT 요원을 양성하기 위해 인권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얼마나 혹독하게 교육시켰고, 국가의 필요에 의해 UDT요원들에게 목숨을 보장할 수 없는 위험한 임무를 부여했으며, 그 과정에서 UDT요원들이 얼마나 헌신하고 희생했는지를 국가 기록과 법률·제도의 관점에서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문제다.
■ TJ뉴스 분석|시대는 달라져도 ‘가장 위험한 임무’에는 UDT가 있었다
1950~60년대의 한반도와 2026년 호르무즈 해협은 전혀 다른 작전환경이다.
당시의 북한 침투·정찰·첩보수집과 오늘날 호르무즈에서 검토되는 폭발물처리·해상안보 작전을 동일한 임무라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두 시대를 관통하는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일반적인 전력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위험하고 전문적인 임무가 발생하면 국가는 고도의 특수훈련을 받은 요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UDT가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평시에는 혹독한 교육과 훈련을 반복하고, 국가가 요구하는 순간에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임무지역으로 향한다.






호르무즈 파병이 최종 결정된다면 이번에도 UDT 요원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
그것이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요원으로서 UDT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의 책임 역시 임무를 부여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 “위험할 때는 찾고, 임무가 끝난 뒤에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SBS 뉴스 보도와 관련해 해당 유튜브 댓글에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의견이 게시됐다.
6·25전쟁 당시부터 냉전기를 거쳐 현재까지 대한민국 UDT 요원들은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고, 때로는 목숨까지 걸어야 했다.

그리고 “국방부가 더 이상 UDT 요원들을 이용만 해먹고 그 희생과 헌신을 외면하거나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그에 걸맞은 정당한 대우를 해주기를 바란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주장은 이번 호르무즈 파병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미와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국가안보를 위해 특수전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국가를 위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 사람들의 과거 공적 역시 동일한 기준과 책임의식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요구에 가깝다.
■ 파병의 전제는 ‘임무의 명확성’과 ‘장병 안전’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서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장병들의 안전이다.
특수전 요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험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파병이 결정된다면 정부와 군은 구체적인 임무범위, 지휘체계, 교전규칙, 철수조건, 의료후송체계, 군수지원 및 연합군과의 책임분담을 명확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UDT/EOD가 실제 투입된다면 이들이 담당할 폭발물 처리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호르무즈 일대에서 국제적인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질 경우 평시 해상안보 임무와 무력충돌 상황 사이의 경계가 급격하게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투입 문제에서도 임무가 기존 국회 동의 범위를 벗어날 경우 새로운 국회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정부 판단이 나온 바 있다.
따라서 파병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것과 장병 보호를 요구하는 것은 서로 충돌하는 주장이 아니다.
국가가 군인에게 위험한 임무를 요구할수록 그 위험을 최소화할 책임 역시 국가에 더 무겁게 부과된다.
■ 대한민국이 UDT에 요구하는 ‘헌신’…국가도 그 역사를 기억해야
UDT의 역사는 결국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부분이다.
1950년대 창설 초기부터 북한을 대상으로 한 요인암살, 특수정찰과 침투·첩보수집 등 비공개 임무를 수행했던 시대를 지나 오늘날에는 북한 지역 침투 및 요인암살, 첩보수집, 사보타주 등 특수작전을 기본으로 대테러, 폭발물처리, 해상안보와 국제공조 등 임무영역이 확대됐다.
장비도 달라졌다.
과거 소수의 특수전 요원이 은밀하게 적지로 침투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P-8 포세이돈과 군수지원함, 정보·감시체계와 연합전력을 활용하는 현대적인 작전환경으로 변했다.
그러나 ‘국가가 가장 어려운 순간에 고도로 훈련된 특수전 요원에게 위험한 임무를 맡긴다’는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국가가 이들에게 해야 할 일 역시 분명하다.
필요할 때 임무를 부여하는 것만큼, 임무를 수행한 뒤 그들의 공적을 기록하고 희생을 기억하며 정당하게 평가하는 일도 국가의 책임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실제로 대한민국 UDT 요원들이 투입될지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논의를 계기로 적어도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국가는 UDT에 언제나 최고의 준비와 헌신을 요구해 왔다.
그렇다면 국가는 과거와 현재의 UDT 요원들에게 그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호르무즈를 향한 파병 준비 소식이 단순한 군사뉴스를 넘어 대한민국이 국가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 군인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대우해야 하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이유다.
기사 작성·자료 기준
이 기사는 2026년 9월 4일 보도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준비 관련 내용을 사실관계의 출발점으로 삼고, 법학 논문「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및 보상대상자 선정에 관한 연구-해군 특수임무수행자를 중심으로-」의 UDT 창설·교육·특수임무 관련 연구내용을 결합해 TJ뉴스가 역사적·법제도적 관점에서 별도로 분석·구성한 기사다. 현재 UDT 소속 EOD 등의 실제 파병은 최종 확정된 것으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파병 확정’과 ‘파병 준비’를 구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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